제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개는 훌륭하다’ 입니다. 이 예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재미 포인트는 역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형욱' 훈련사의 카리스마와 반려견의 불편함과 마음을 읽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반려견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행복해지는 견주들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대부분의 경우에 실패를 하는 경우는 없었고, 훈련 과정과 견주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통해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주곤 했었습니다.
개는 훌륭하다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그런데, 22일 방송에서는 예외적인 모습이 나왔네요. 일단 출연한 주인공 강아지는 ‘보더콜리' 라는 견종이었는데요.
저도 강아지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데요. 방송에서 나온 설명으로 요약해 보면 매우 강한 에너지와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보호자와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사랑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견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도시속의 좁은 집 안에서 기르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견종이며, 다른 강아지와 친구를 맺기 보다는 보호자와의 관계가 핵심인 견종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연의 보호자들은 그런 견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활발하고 애교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보더콜리(이름 코비)를 입양하기에 이르렀고, 친구 강아지가 있으면 오히려 경쟁관계가 돼서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특성을 모른채 또 한마리의 보더콜리를 입양을 하게 되었던 것이죠. 심지어 사연을 보내고 사전답사를 한 이후 본 촬영 전 그 짧은 사이에 말이죠.
방송에서의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새로 입양온 강아지(담비)가 너무 어린 나머지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었고, 어린 강아지가 쉴 곳은 화장실 한 구석밖에 없었죠.
그런 와중에도 그 담비는 보호자를 사람이 아닌 코비로 인식하고 있다는 진단까지 내려졌죠. 실제로 코비가 예민해지자, 담비는 코비 옆으로 와서 코비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이에 강형욱 훈련사는 방송 최초로 어린 담비를 다른 곳으로 보내줄 것을 무릎까지 꿇으면서 부탁을 하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담비에게 애착이 있던 견주는 눈물을 보이며 그건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 마음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입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강아지에게 무슨 애정이 그렇게 깊다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마다 애정의 깊이가 깊어지는 기간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해할 수 없는 견주들의 반응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강형욱 훈련사는 결국, 그렇다면 두 강아지는 서로 관계를 맺어서는 안되며, 한 집에 살지만, 친구가 아니라 각자의 보호자를 가진 단지 동거하는 두 강아지로 키울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놨죠. 하지만, 견주들은 ‘두 강아지가 사이좋게 지내는 형제' 쯤으로 지내기를 원했습니다.
전문가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라고 말했지만, 견주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반응을 해서 답답함을 유발했죠.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강형욱 훈련사는 더 도움을 주기 위해, 그 장소에서의 교육은 불가능하니, ‘코비'만 데리고 훈련소로 방문해줄 것을 제안했고, 그 때까지 담비를 입양보낼 것인지를 고민해달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으나 훈련소에 방문한 견주는 코비와 담비를 모두 데리고 온 데다가, 담비의 입양에 대해서 묻자 ‘고민도 안했다' 라는 아주 당당한 태도로 보는 이들을 질리게 만들었죠.
그들은 훈련을 할 때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방석터치 훈련이라는 보호자에게 집중하는 아주 간단한 훈련을 할 때도 코비는 오히려 잘 하는데, 견주는 전혀 훈련에 집중하지 않았고, 아주 간단한 ‘칭찬'의 액션을 단 한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강아지는 여러차례 행동을 했는데 말이죠. 거기에 담비가 있어서인지 훈련에 집중하기도 어려워했고요.
그 두 모녀는 끝까지 두 강아지가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고 그런 훈련을 받고 싶다고 자신들의 욕심만 고집하고 있었고, 강형욱 훈련사는 ‘그런 방법은 없다' 면서 방송 최초로 훈련을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방송을 보면서 정말 답답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요. 물론 견주의 입장에서 다른 이에게 입양을 보내라는 것이 쉬운 결정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두 견주가 보인 태도에 있었는데요. 전문가의 조언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들의 욕심에 맞춰서 훈련을 받기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죠.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비난을 시작하게 되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두 강아지의 구조 요청 청원이 올라가는 초유의 상황까지 진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이기적인 모습은 우리들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예민한 부분이 각자 다르고,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내 입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되고, 그것이 다른 사람일 수도 이 사연에서처럼 반려견일 수도 있는 것이죠. 반려견의 행복을 바란다면, 이런 태도는 있을 수 없는 거니까요.
제발 두 견주가 정신을 차려서 반려견과 본인들에게 모두 행복한 결론을 내리길 바라봅니다.
(사실 결론은 정해져있는 거나 다름 없죠. 전문가의 조언을 제발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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