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주연이었던 다코타 존슨의 신작으로 마케팅을 했던 영화 '나의 첫번째 슈퍼스타'
우연히 영화소개 프로그램에 이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보고, 워낙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나 인지라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기본 정보
일단, 이 영화의 원제는 'The High Note' 이다.
원제를 보고 든 느낌은 '응?' 국내 개봉 제목이 더 마음에 드는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영화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프로듀서를 꿈꾸는 젊은 여성이 10년간 신곡없이 지난 영광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베테랑 여가수의 메니져로 지내면서, 프로듀서로써 다른 신인 가수 하나를 만나면서 좌충우돌 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영화가 늘 그렇듯, 결국 젊은이는 프로듀서로 데뷔를 하게 되는 결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의 결말에 그녀가 프로듀서가 되는지 되지 못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죠.
주요 등장 인물과 관계
이 영화에는 4명의 주요 인물이 나옵니다. 베테랑이자 슈퍼스타 가수인 '그레이스 데이비스',
그녀는 가는 곳 마다 공연을 매진시키고, 방송에 나올 때마다 인기를 끄는 슈퍼스타 입니다. 단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새로운 음반 발매를 10년간 하지 못하고 지난 히트곡으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
그런 그녀와 데뷔초기부터 인연을 이어온 파트너 '잭'. 매니저로 시작해서 현재도 메인 메니져로 함께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가수의 욕구보다는 성공에 촛점을 맞추고, 회사에 이익이 되는 일들을 어레인지하는 인물이죠.
이 영화의 메인 주인공인 프로듀서 지망생 '매기'. 매기는 그레이스의 '로드 메니져' 입니다. 영화에서는 개인 비서 (Private assistant) 로 나오지만, 우리나라에서 해당 일을 하는 사람은 로드 매니저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물인 대단한 재능을 가졌지만, 데뷔는 생각지도 않던 미래의 가수 '데이빗'. 그는 꽤나 잘 사는 흑인 남성으로 동네의 작은 무대들에서 노래를 합니다.
영화를 끌어가는 두 개의 큰 줄거리
매기와 데이빗의 만남을 통해 매기가 데이빗을 어떻게 가수로 이끌어주려 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것이 어떤 갈등을 만들어내는지의 줄거리가 있고, 또 하나는 어려서부터 우상이었던 데이비스의 곁에서 3년간 로드메니져로 있으면서 '아티스트 로써의 데이비스'가 가야할 길을 옆에서 꾸준히 이야기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틈틈히 프로듀서의 재능을 어필해보지만 제대로 빛은 보지 못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죠.
이 영화는 음악이 소재인 영화인 만큼 나오는 음악들이 참 좋습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의 총 감독이 그 유명한 Dark Child 로드니 저킨스 라는 점도 이채롭습니다. 거기에다, 주연을 맡은 그레이스 역의 '트레이시 앨리스 로스'는 그 전설적인 가수인 '다이아나 로스'의 딸 이기도 하고요. 그레이스의 절친이자 매니져인 잭의 역할을 한 이는 유명한 래퍼이기도 한 '아이스 큐브' 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뉴페이스의 가수인 데이빗 역의 캘빈 해리슨 주니어는 이력에 '배우'로만 나오긴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노래실력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인물들도 영화에 잘 녹아듭니다. 그에 비해서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주연인 다코타 존슨이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로듀서로써의 재능을 잠깐씩 보여주는 장면이 보이는데, 믹싱 엔지니어에게 이런 저런 디렉팅을 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며, 데이빗의 노래에 건반연주를 해 줄 때는 잘 다루지 못하는 건반을 영화를 위해서 급하게 배운 것 같은 살짝씩 호흡이 끊기는 듯 한 느낌도 듭니다.
그것이 즉흥적으로 새로운 연주 패턴을 생각해내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익숙하지 않은 건반을 다뤄야 하는 상황 정도로 보여서 '재능이 많은 프로듀서' 라는 인물의 캐릭터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의외로 마음에 드는 마지막 반전
그 밖에 몇몇 억지스러운 설정도 보이긴 하지만, 아직 쇼 비지니스에도 낭만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수긍은 갑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음악'을 제외하고는 엉뚱하게도, 가장 작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의 결말 부근에 드러난 작은 '반전' 입니다. 정말 뜬금없이 나오는 엉뚱한 클리셰인데, 개인적으로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것이라 유쾌하면서도 은근 감동이 있었던 부분이었네요. ㅎㅎ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주인공인 매기 역의 다코타 존슨의 음악하는 연기가 아쉽긴 했지만, 영화의 음악이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마지막 반전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던 진부하지만 저에게 먹히긴 한 음악영화 '나의 첫 슈퍼스타' 였습니다.
참, 제목의 나의 첫 슈퍼스타는 과연 누구인가? 내가 키우는 가수인가? 아니면 내가 일을 도와주던 가수인가? 그 부분도 관심있게 봤었는데요. 조금은 허무하게 그냥 그레이스 였던 걸로 개인적으로는 결론 내렸습니다. 사실 원제가 이게 아니기 때문에, 작가/감독의 전혀 그런 부분에 관심도 없었겠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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