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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의 장면은 얼마나 다른 드라마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 feat. 경이로운 소문

by 미디어몬스터 2020.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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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는 두 말할 것 없는 유명 드라마 작가 '김은숙' 님의 대표작이죠. 어쩌면 민간 설화를 소재로 해서, 현대적으로 잘 되살려낸 첫 번째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요. 

드라마 도깨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멋진 장면

도깨비라는 드라마는 신화적인 설정에 맞게 각종 판타지 스러운 설정과 특수효과 등도 볼만했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중간중간 나오는, 저승사자가 인도해 간 망자와의 대화를 통한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스토리들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환생한 인연들을 이생에서 도와주는 도깨비의 보은을 보여주는 과정도 비슷한 소감을 가지게 했던 장면들이었죠. 그 씬들이 정말 좋았던 이유는 억지로 눈물을 짜내거나 하는 한국식 신파가 없이 처리됐다는 점인데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장면들이 좋아 보였는지, 그 이후로 삶과 죽음을 다루는 드라마에서는 종종 이런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보입니다.

비슷한 컨셉을 도입한 다른 드라마들

최근에는 대표적으로 드라마 구미호뎐에서 도깨비의 면면을 벤치마킹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랑하는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드라마로 만든 작품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자꾸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장면들이 어김없이 '신파'로 이어진다는 거죠. 스토리 진행에 상관없는 씬들을 넣은 것도 모자라서, 어린 소문이가 다 큰 어른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이야기해 주는 장면은 실소가 나옵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패착들

지난 주까지 꽤나 빠른 전개와 새로운 설정들도 스토리에 잘 녹아나는 모습을 보여서 새로운 기대를 갖게 했었는데요. 하나의 삼촌이 하나 가족 죽음의 원흉이었던 것도 모자라서 악귀에 잡힌 인물이었던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요. 기억 속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며 격투를 하는 설정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중간에 깨알처럼 나오는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서 철거촌에 숨어사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복지사의 도움을 받아서 위탁가정으로 간다는 내용도, 생부가 멀쩡히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너무 가볍게 해결이 되는 걸 보여주는 것도 어이가 없었고

융에서 지내는 파수꾼들 (카운터들과 연결된 영혼들을 파수꾼이라 부릅니다)이 일반인을 상대로 힘을 쓴다고 박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한다거나, 원작에는 전혀 없는 '환생하고 싶다'는 설정도 모자라 카운터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이 환생하는데 카운터들에게 발목 잡히기 싫다는 이야기를 한다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망자가 파수꾼으로 등장하는 것도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걸리는 부분이었는데, 어제 방송에선 냉정하게 징계나 경고를 이야기하는 어린아이의 모습부터 어린애 취급을 말라는 모습은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애초에 파수꾼들은 악령들의 소환을 위해서 융에서의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어려운 일을 자처한 '사명감'으로 자원한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마치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다는 식이라거나, 그런 어려운 일에 어린이를 억지로 데려다 놓은 것 같은 설정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인간들과 연결될 수 있는 융인도 선천적인 자질이 있다거나 뭐 그런 설정으로 만들 수는 있겠죠. 문제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에서 설정을 비틀기 위해서는 그것이 설득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바꾸고 싶은대로 바꾸고 이에 대한 설명은 없는 건 원작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 좋습니다. 리메이크라는 건 원래 새로운 해석이 들어가는 맛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발, 그 새로운 해석을 하는데, 다른 작품을 끼워넣는 식 이라거나, 주인공의 캐릭터를 망가뜨리는 방향으로는 제발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해주기 어려운 경이로운 소문 드라마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 애증의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원작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끝까지 감상은 하게 될 것 같지만

왠지 지금까지 본 것을 바탕으로 생각할 때는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원작의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인데, 드라마에선 거의 유일하게 '도하나' 역할만 매력이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원작의 캐릭터가 망가지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 도하나 뿐 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배우 김세정을 발견했다는 것이 이 드라마를 본 최고의 수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악귀 소환할 때마다 힘을 쓰는 모습은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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