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보컬리스트가 몇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김,나,박,이 라는 남자가수 4대 천왕도 있고, 말이 필요없는 디바이자 이제는 원로(?)의 위치에 서있는 이선희 님도 있고 노래 잘하는 가수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박정현 님도 있죠. 그 밖에도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정말 많죠. 각자의 개성이 있어서 누가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런 경지를 다들 벗어난 보컬리스트들 입니다.
노래를 잘한다는 말로는 모자란 최강보컬 - 소향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에서, 유난히 대중들의 눈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소향' 님이죠.
사실 소향님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가수입니다. 종교색이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CCM 계에서는 일찌감치 알려졌지만, 대중들의 눈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스타킹이라는 방송에 나왔을 때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시즌2)에서 아는 사람들만 알던 실력파인 그녀의 존재가 제대로 드러났죠.
고음만 잘한다는 편견
그런데, 이 무렵이 그녀에 대한 안타까운 편견이 생긴 시기이기도 합니다. "소향은 고음만 지른다. 고음 잘 올라간다고 노래 잘하는거냐?"
사실 나는 가수다 같은 경연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고음이 무기가 되는 가수들은 고음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티비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듣는 압도적인 고음과 성량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거든요. 그런데, 아마도, 고음을 질러대는 것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중간에 채널을 돌리실 수 있어서 모르셨을텐데 소향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질러대' 하며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그것을 참고 조금만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가수들의 경우는 '와 정말 노래 잘한다. 고음 정말 잘 낸다' 이런 감탄이라면, 그녀의 노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뭉클해지는 지점이 생기고 맙니다.
그런데, 사실 그녀의 진가는 고음에 있지 않습니다. 섬세한 감정표현에서 그녀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지요.
펜데믹으로 우울한 국민들을 위로하는 국보급 보컬의 TV 출연
그런 소향님이 코로나19로 너무나 힘겨운 이 시기에, 비긴어게인 코리아라는 기획에 참여를 하게 됩니다. 그녀를 매주 티비에서 노래하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니요. 그리고, 그녀는 동료 가수들의 선망어린 시선을 옆에 두고 매번 감동을 주는 노래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외국 팬들은 들을 수 없는 (유튜브채널에 올라온 팝송을 커버한 곡들은 외국에서 차단되어 있다고 합니다) "I will always love you" 라는 곡은 그녀가 왜 소향인지를 어김없이 보여주었죠.
사실 이 곡은 수 많은 가수들이 커버한 곡이지만, 본전을 찾기 어려운 곡입니다. 원곡을 부른 가수인 휘트니 휴스턴이 워낙 대단한 가수이고, 그녀의 색깔이 워낙 진하게 배어있는 곡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곡에서 그녀는 원곡을 부른 휘트니 휴스턴이 생각나지 않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 줍니다.
또 하나의 원곡 가수의 색이 강하게 배어있는 이소라 님의 '제발' 이란 곡의 커버에서도 그녀는 그 곡을 자신의 곡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리메이크해서 발표했던 '바람의 노래'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 소향님에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리메이크나 커버가 아니라 본인의 이름으로 처음 발표한 곡 중에서 대중들에게 제대로 어필이 된 노래가 아직 없다는 점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쓴 가사를 소향님이 불러주시는 영광을 누린 적이 있어서 녹음실 녹음 상황도 직접 참여했던 행복한 기억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보여주신 친절하고 겸손한 태도와 뛰어난 노래 실력은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빨리 자신에게 정말 잘 맞는 좋은 곡 만나서, 노래 잘하는 가수를 넘어서 인생곡을 가진 만인을 위로해주는 목소리 친구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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