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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성공의 비밀 1편 - 사운드를 통해 보는 성공요인 분석

by 미디어몬스터 2020.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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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부터 방탄소년단 이라는 이름보다 BTS 라는 이름이 더 많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외국에서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의 성공가도가 놀랍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동양인 커뮤니티에서 부는 찻잔속의 태풍 정도로 여겼던 외국의 주요 언론들도 앞다투어 BTS의 행보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빌보드 쇼셜 아티스트 부분을 시작으로 해서 각종 상을 하나씩 섭렵해나가고 그래미 어워드에 초청되어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그들이 걸어가는 길이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새역사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그들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언제나 신기록 경신 중 입니다.

 

방탄소년단(BTS) 성공의 비결은?

방탄소년단의 이런 성공에 대해서 누군가는 칭송하고, 누군가는 시기하겠지요. 그리고, 소위 대중문화, 대중음악 평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나 둘씩 BTS의 성공비결을 분석해 기사로, 웹 포스팅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몇몇은 공감이 되기도 했고, 몇몇은 그냥 끼워 맞추기라는 생각이 드는 기사들도 있었죠.

 

앞으로 몇 개의 글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의 비밀을 제 나름대로 분석해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아직까지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제가 느낀 사운드의 비밀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해보죠. ^_^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우선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는 빌보드 공연에 오른 BTS의 DNA 무대를 보면서 느낀 의구심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저는 별도의 스피커 없이 그냥 집에 있는 TV를 통해서 라이브로 시청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명한 팝 가수들의 공연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캘리클락슨의 진행도 의외로 상당히 재미 있었고, 무엇보다, BTS가 미국의 빌보드 어워드에서 그 어떤 가수보다 더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소개되는 모습은 정말 국뽕을 한가득 맞게 해주는 광경이었죠. (깨알같은 캘리클락슨의 헤드폰 귀마개는 귀여웠습니다. ㅋㅋ)

빌보드 뮤직어워드 호스트 캘리클락슨
빌보드 뮤직어워드 호스트 캘리클락슨

방탄소년단 앨범에는 사운드에 비밀이 있다?

그런데 그 무대를 보면서 제가 느낀 건 "어? 왜 이렇게 사운드가 허전하지?" 였습니다. 다른 아티스트들의 무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허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미국에서 하다보니 음향엔지니어와 의견교환에 문제가 있었나? 빌보드의 텃세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죠.

그러고 나서 방탄의 노래를 헤드폰과 제대로 된 스피커에서 다시 면밀히 들어봤죠. 그랬더니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최근 앨범의 사운드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곡들마다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공통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째, 킥(베이스드럼)과 베이스 사운드는 극저음으로 소리의 아랫부분을 가득 채워주되 가능한 고역대 주파수성분이 없도로(적도록) 만든다.

둘째, 보컬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나머지 사운드는 저역대를 상당히 가볍게 해서 저역의 리듬파트와 가능한 분리해준다. 입니다.

특히 보컬 사운드는 조금 심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저역대를 많이 잘라내어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과 비교해보면, 여성 아티스트들의 보컬 사운드보다도 저역 주파수대역이 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BTS의 곡들의 사운드는 다 이런가? 초기 앨범부터 들어봤습니다.

 

데뷔 앨범 타이틀 곡인 We are bulletproof pt.2 들어보시죠.

 

이 곡에서는 위에 적은 두가지 특징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보컬 사운드는 지금보다 저역대가 올라와서 더 원래의 목소리에 가깝고, 킥사운드도 저역에만 몰려있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첫 번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 상남자 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라디오 이펙트와 약간의 디스토션이 섞인 앞 부분의 랩파트를 제외하면 보컬 사운드는 역시 두툼한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런 특징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건 '화양연화' 앨범부터입니다. Pt.1, 2에서는 반주 음악들에서 베이스 사운드와 다른 악기들의 사운드가 서서히 분리되는 느낌이 나기 시작하고 화양연화 Young forever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이 성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죠.

바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불타오르네(FIRE)' 입니다.

 

어떤가요? 느껴지시나요? 보컬 사운드는 전에 비해서 확연하게 가벼워지고 (나쁘게 말하면 날카롭고, 좋게 말하면 선명함) 저음을 담당하는 킥 사운드와 베이스 사운드는 작정하고 아래로 파고듭니다. 이런 사운드 성향은 다음 앨범인 Wings 에 있는 '피땀눈물' 그리고 '봄날'로 이어지며 완전히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발표된 DNA, Fake Love, IDOL, ON 등등 주옥같은 곡들에 모두 반영이 됩니다. DNA 나 Fake Love 같은 달달한 사랑노래에는 이런 성향의 보컬 사운드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만, 기존 통념에 따르면 IDOL이나 ON과 같은 굵직한 메시지를 담은 곡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묵직한 느낌을 주어야 더 잘 전달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운드 변화를 보면서 제가 주목한 건 이겁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세계적인 반응이 오고 있었겠지만, 대중들이 BTS의 세계적인 인기를 체감을 하기 시작한 시점은, '피땀눈물' 이 수록된 앨범이 발매되면서 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앞 앨범에서 현재 발표되는 음악들의 사운드의 성향을 테스트하고, 정립하기 시작하면서부터죠. 그리고, 그 이후로 BTS는 승승장구를 하게 됩니다.

 

아이돌의 이미지와 사운드의 통일성을 가져간 기획?

사실 팝시장의 본고장으로 여겨지는 미국 시장에서 동양인이 폭넓은 인기를 얻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데는 미국 대중문화가 가진 중요한 한가지 성향이 있는데요. '섹시함'을 어필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남성 팝스타들은 마초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육질의 상남자 이미지 말이죠. 서양 여성들의 눈에 동양 남자는 귀엽게 비쳐지긴 하지만, 섹시하지는 않다는 것이 옛날의 정설이었고, 그것에 충실한 것이 미국 팝 시장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언제든 예외는 있었으니 팝의 황제라는 칭호를 가졌던 고 마이클잭슨도 상남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고, BTS 이전에 최고의 소셜아티스트 자리를 지켰던 저스틴 비버도 소위 꽃미남 스타일의 이미지죠.

 

아마도 빅히트 엔터는 BTS의 포지션을 상남자 포지션으로는 잡지 않은 듯 합니다. 남성 보컬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과하게 저역 주파수를 컷 해서 가볍게 만든 사운드와 그에 대비되는 묵직한 저음을 담당하는 악기의 조화. 그렇게 해서, 멤버들의 개성과 상대적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사운드를 디자인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굵직한 남자다움을 억지로 어필하기 보다는 남자다움이란 상남자, 마초의 이미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이 말이죠.

제 분석은 결과에 사운드의 변화를 끼워맞춘 것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현재 BTS 성공의 공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일에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사운드를 이런 방향으로 디자인해 나간 것이라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그리고 BTS는 제 생각보다 더 무서운(대단한) 뮤지션들 일 것 같네요. 한 편 정도 더 쓰게 될지도 모르는 BTS 성공의 공식 첫번째 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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